상하이 봉쇄 등 강력한 방역 통제에 중국의 제조업 기반이 동남아시아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경제매체 차이신이 29일 보도했다. 파격적인 혜택을 내건 캄보디아와 미얀마가 노동집약적인 섬유산업의 기지로 부상하고 분석이다.
미국 세관에 따르면 미국의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0월 19.1%에서 지난 4월 15.3%로 떨어졌다. 반년 만에 3.8%포인트가 내려간 것이다. 차이신은 국가별 세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 등 6개월 동안 중국은 대미 수출 가운데 섬유 5%, 가구 7%, 기계·전자제품 2%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에 내줬다고 지적했다.
최근 수년 동안 중국의 인건비 계속 오르면서 중국 내 제조업체들의 '탈중국'이 지속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에 이어 최근에는 캄보디아와 미얀마가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중 갈등과 관세도 기업들이 동남아로 눈길을 돌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기업들도 동남아로 떠나면서 중국 내 제조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캄보디아는 외국 기업에 관세 1년, 법인세 3~5년 면제 등을 내걸고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가경제개발특구에 입주한 기업은 면세 기간을 최대 9년까지 늘려준다. 미얀마도 2012년 외국인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 제도를 도입한 뒤 계속 혜택을 늘려가고 있다.
캄보디아의 올 5월까지 수출은 9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급증했다. 특히 미국에 대한 수출은 37억달러로 57.7% 뛰었다. 또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44억달러로 31.5% 늘었다. 중국에서 원재료를 들여와 미국으로 판매하는 가공무역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주캄보디아 중국섬유의류협회에 따르면 2017년까지 180여개였던 중국 의류기업이 작년 말 300여개로 늘어났다. 2018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특별관세를 부과하면서 캄보디아 이동 흐름이 더 빨라졌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작년에는 미얀마 쿠데타, 베트남의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캄보디아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
미얀마에서도 의류 공장의 70% 이상에 중국 투자가 들어가 있을 정도로 중국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고 주미얀마 중국섬유의류협회가 전했다. 2012년 100여개였던 미얀마 의류공장은 2019년 500여개로 늘어났다. 이 기간 미얀마의 의류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18%에 달했다.
다만 캄보디아와 미얀마는 의류 제조에만 특화하고 있을 뿐 섬유, 염색제 등 원재료는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이 60% 이상이다. 베트남이 의류 원재료의 40% 이상을 국산화한 것에 대비되는 부분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206294399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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