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블러핑(Bluffing, 허세)'으로 치부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이러한 성급한 판단에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볼 수 있고 연준의 인플레이션 진화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50년여 만에 최악의 상반기를 보낸 뉴욕증시는 최근 가파르게 반등했다. WSJ에 따르면 S&P500지수는 6월 중순 저점에서 17% 이상 올랐다.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6월 고점에서 0.5%포인트 이상 내려갔다. 많은 투자자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고 믿으면서 연준이 내년 중 금리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반등장을 이끌었다.
연준 인사들은 시장의 이같은 '조기 정책 전환 기대'에 대해 "인플레이션 억제까지 갈길이 멀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날도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때까지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인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WSJ에 "9월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하방 압력을 줄 정책 금리 수준까지 계속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75~4% 범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이 예상하는 연말 기준금리 수준인 3.50%~3.75%보다 높은 것이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이날 금리인상 속도를 두고 연준 동료와 계속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가가 내려오고 있다는 완전한 확신이 들 때까지 연준은 긴축 정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러드 총재와 조지 총재 모두 금리결정 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멤버다.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선회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이날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9%, 내년 말까지 4.4%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분위기라고 WSJ는 전했다. 웨이 리 블랙록 글로벌 수석투자전략가는 "시장이 너무 앞서간다고 생각된다"며 "시장은 우리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연준이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이어간다면 시장은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말 S&P500 지수가 지금보다 8.8%, 16% 하락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https://www.mk.co.kr/news/stock/view/2022/08/73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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