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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한국인 팬들이 테슬라 주식을 150억달러(약20조원)어치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한국인들의 테슬라 지분은 1.6%로 억만장자 래리 엘리슨 혹은 미국 자산운용사 T.로우프라이스그룹의 지분(1.4%)보다 높다. 한국인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보유분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한국인들은 테슬라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매수에 나서 테슬라 주식을 떠받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7살 자녀 한 명을 둔 부부가 서울 자택을 팔고 월세로 옮기고 예금 23만달러(약3억원)를 테슬라 주식에 올인한 사연을 소개하며 한국 젊은 세대 사이 테슬라 인기의 이면은 행복하지 않은 현실이라고 전했다.

사회의 경제불평등을 보여준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제작한 나라인 한국에서 부자가 되는 티켓을 기대하는 이들이 테슬라 주식을 대거 모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한국에서 빈부격차가 확대되면서 경제적 독립을 위한 현실적 방법은 주식, 암호화폐와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 밖에 없다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전세계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이기는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많다. 머스크는 한국의 월급쟁이들 사이에 일종의 종교처럼 숭배하는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의 테슬라 팬들은 테슬라에 대한 강한 믿음을 의미하는 '테슬람'(테슬라+이슬람)이라는 조어로 스스로를 칭한다. 또 트위터 게시글의 마무리를 테슬라와 아멘을 합친 '테슬람'이라고 끝맺기도 한다.

테슬라 주식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는 않다. 머스크 CEO는 규제당국과의 불화부터 트위터 인수를 둘러싼 변덕까지 이른바 오너 리스크로 테슬라 주가는 요동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테슬라 팬들은 이러한 극적 상황에서 재미를 찾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25% 넘게 떨어졌지만 지난 3년 동안 1900% 뛰었다. 지난 3년 동안 한국의 대표적 기업 삼성전자 주식이 40%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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