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천장을 뚫고 도저히 멈추지 않을 기세다. 정부의 개입으로 마지노선으로 예상됐던 1350선이 보기 좋게 뚫린 데 이어 1360원도 넘어선 상태다. 전문가들은 강(强)달러(원화약세)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 중인 한편, 큰 폭의 상승보다는 박스권 내에서의 흐름을 전망하고 있다. 증시 역시 부정적인 영향이 큰 상황에서 강달러 수혜가 예상되는 자동차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65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지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1일(1367.0원) 이후 최고치다. 그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달러화는 지난달 26일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0)’에 수렴하면서 달러화에 대한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럽의 경기둔화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등도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를 높이면서 강달러를 부추기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잭슨홀 미팅 후 미 연준의 긴축 기조는 명확해졌다”며 “경기 둔화를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로 해석해 증시가 상승할 수 있다는 논리는 통하지 않게됐으며, 유럽 경기둔화 우려로 인한 달러의 강세 기조 역시 당분간 상수로 놓고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달러화 강세는 당분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급등락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 속, 박스권 내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 속 제한된 레인지에서 등락 반복이 예상된다.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까지 불안정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빠르게 가격이 오른 만큼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연휴가 예정돼 있다는 점은 원화에 있어 부담 요인”이라며 “가격이 대외적 요인들을 반영해오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이벤트에 따른 부담에 원화 매수세가 확대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달러자산에 투자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원·달러 환율이 최대 1400원을 돌파해 15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말들도 있지만 현재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라는 거다. 달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나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 등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부담이 높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달러 상승을 보고 직접 외환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건 부담이 크다”면서 “강달러 수혜와 더불어 이익개선이 예상되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승진 연구원은 “시장의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추세적 상승을 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유가와 강달러로 인한 무역적자 지속,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출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시총 상위 대형주들의 주가 상승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9월부터 연준의 양적 긴축(QT) 규모도 확대되는 만큼 철저히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기반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견조한 수출 데이터와 강달러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의 수혜 업종인 이차전지 및 태양광 업종에 주목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https://www.ajunews.com/view/2022090510084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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