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비웃는 '불법 OTT', 돈줄부터 끊어야
불법 OTT '티비몬', '티비위키', '티비핫' 사이트들, K 콘텐츠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
강원랜드, 중독예방 예산 28% 감소에 전문의 치료 지원 0.4%
2019년 마사회,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 예산 0.08% 불과
정부의 강력한 단속 예고에도 독버섯처럼 번져가는 이 불법 OTT '티비몬', '티비위키', '티비핫' 등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사이트를 막기 위해선 불법 도박과의 연계를 끊어야한다는 '도박없는학교' 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문제는 이런 불법 OTT와 연계된 도박 사이트에 10대 청소년이 쉽게 노출되고 있어 콘텐츠를 공짜로 보려고 접속했다가 온라인 도박에 중독돼 사채까지 손 댄 경우와 무심결에 포인트 지급 광고를 클릭했다가 들어간 도박 사이트, 미성년자인데도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를 입력하니 바로 가입됐고 그렇게 '도박'을 시작했다는 청소년이 있었다.
29일 취재를 종합하면 '누누티비'는 월평균 1,000만명이 접속해 피해액이 5조원 추정, 강원랜드는 중독예방 예산 28% 감소와 전문의 치료 지원 0.4%, 마사회는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예산 0.08% 불과해 경마 매출액에 비해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에는 뒷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 대책' 민당정 협의회에서 "누누티비는 월평균 1,000만명이 접속해 피해액이 5조원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17일경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심위는 유사 사이트에 수백 번의 제재를 가했으나, 이들은 URL을 변경으로 활동을 계속해 누적 접속자가 1,9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6월 'K-콘텐츠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한 범정부 협의체 문화체육관광부, 과기정통부, 외교부, 법무부, 방통위, 경찰청, 방심위를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원 국회의원(재선, 경기 동두천·연천)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강원랜드 도박중독관리센터(KLACC)를 찾은 고객 3만 9,462명 중 정신의학과 전문의 치료 지원을 받은 인원은 171명(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3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불법도박 총매출액 추정치에 따르면 2022년 규모는 102조7,236억 원으로, 2019년 81조 547억 원보다 무려 26%이나 증가했다.
더욱이 2019년 11월경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군)은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사행산업별 총매출 현황’에 따르면, 2018년 7종 사행산업의 총매출 22조 3천904억 원 중 경마는 총매출 7조 5,376억 원(33.7%)을 기록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충북 소재 '도박없는학교' 조호연 교장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OTT 플랫폼과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제작사와 이용자에게까지 피해가 가는 일로 단속 강화뿐 아니라 아예 등장하지도 못할 정도의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조 교장은 "아직 어떠한 결과도 그에 대한 대책도 나온 것이 없고 지금도 '불법 OTT, 누누티비, 티비몬'만 검색을 해봐도 불법 스트리밍사이트들이 건재해 더욱더 대담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며, 무료 시청으로 인해 수요가 폭발해 마케팅 효과가 보증되어 처음엔 정부의 단속이 무서워 소극적이었던 불법 업자들은 시간이 지나자 갈수록 선을 넘어서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OTT 업체들은 불법OTT를 없애는 데 소극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은 기업의 당연한 의무인데, 기업을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만 바보가 된 셈으로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가격 인상 등의 권리만 찾는 모습에 분노만 생겨 불법 OTT 근절에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불법 OTT 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기업들에 대한 신뢰를 잃어 합법적인 콘텐츠를 기대로 구매한 소비자들은 불법 콘텐츠를 발견하게 되면 분노와 실망을 경험해 이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안전과 신뢰를 보장하는 데 실패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의자 3,155명 중 도박행위자 등 수요자는 2,679명(85%)이고 도박사이트 제작·운영·광고 행위 등 공급자는 476명(15%)으로 범죄 유형은 파워볼 게임, 캐주얼게임, 사설 HTS(Home Trading System)를 이용한 주식·외환·선물상품 베팅 등이 42.1%로 비중이 가장 컸고 불법 스포츠토토(34.6%), 불법 경마·경륜·경정(12.0%), 불법 카지노(11.3%) 순으로 나타났다.
또 피의자 연령대는 20대가 28.8%, 30대가 28.3%로 60% 가까이 차지했다. 이어 40대(18.5%), 50대(14%), 60대 이상(7.2%), 10대(3.2%)가 뒤를 이었다.